문득 내 방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왜 이렇게 지루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진행해 본 ‘하루 한 코너 리디자인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큰돈 들이지 않고도, 하루에 하나씩 공간을 바꾸며 얻은 기분 좋은 변화들을 공유해볼게요.
하루 한 코너만 바꾸기로 한 이유
예전에는 방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면 ‘전체 리모델링’ 같은 큰 계획부터 떠올렸어요.
벽을 새로 칠하거나 가구를 새로 들여야만 분위기가 바뀔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하지만 현실은 시간도 없고, 예산도 빠듯했고, 무엇보다 귀찮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하루에 하나씩만 바꿔보면 어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고, 무엇보다 작은 성공을 매일 경험하는 기분이 좋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방을 네 가지 구역으로 나누고, 그중에서도 더 작게 쪼갠 ‘코너 단위 리디자인’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첫날은 책상 위 한 켠부터 시작했어요.
펜과 종이가 뒤섞인 어수선한 공간을 싹 비우고,
자주 쓰는 노트만 딱 정리한 후, 작은 스탠드 조명을 놓았죠.
그랬더니 전보다 훨씬 ‘앉고 싶은 공간’이 되더라고요.
둘째 날에는 침대 옆 협탁을 정리했어요.
잡다한 충전기와 이어폰들로 엉켜 있던 곳에
책 한 권과 메모장, 잔잔한 조명이 있는 나만의 야간 힐링존으로 바꿨죠.
이런 식으로 매일 한 코너씩, 짧게는 20분, 길어도 1시간이면 충분했어요.
계획은 거창하지 않았고, 기준도 단순했어요.
‘지금보다 나아 보일 것’, ‘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하나 더 넣을 것’, 이 두 가지만 지켰습니다.
그랬더니 매일 변화가 눈에 보였고, 그게 하루하루의 활력이 되었어요.
내 방을 새롭게 바라보는 연습
이 프로젝트를 하며 가장 크게 느낀 건, 내 방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점이었습니다.
그전에는 그냥 익숙하고, 당연하고, 바꿔봐야 별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어요.
하지만 하루 한 코너를 바꾸다 보니
‘이 공간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내가 직접 만든 분위기가 꽤 괜찮네’ 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특히 작은 변화가 주는 힘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책장에 꽂힌 책들의 배열을 바꾸거나, 덜 읽는 책을 치우고 자주 보는 책을 앞으로 꺼내기만 해도
책장이 훨씬 ‘나다운 느낌’으로 변했어요.
벽에는 오래된 달력 대신 좋아하는 엽서를 붙였고,
서랍 속엔 그동안 방치했던 잡동사니들을 비우며 여유 공간을 만들었죠.
심지어 바닥도 달라졌어요.
오래전 쓰다 접어둔 얇은 러그를 꺼내 깔았더니 발바닥이 닿는 감각부터 달라졌고,
그게 왠지 방 전체의 분위기까지 포근하게 만드는 효과를 줬어요.
이런 변화를 거치면서 알게 된 건,
공간은 결국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었어요.
익숙함 속에 가려져 있던 가능성을 하나씩 꺼내보는 일이,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였다고 느껴졌습니다.
변화는 크지 않아도 충분히 설렌다
무언가를 ‘바꾼다’는 건 늘 거창할 필요는 없어요.
작은 테이블 위 소품 하나, 조명의 각도, 물건을 놓는 순서만 바꿔도
내가 느끼는 감정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어요.
특히 이 프로젝트의 좋은 점은 결과를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어요.
하루 만에 바뀌고, 그 변화는 곧바로 눈에 보였고,
그 다음 날 또 다른 코너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은 ‘공간 리디자인의 리듬’이 생긴 거죠.
어떤 날은 마음이 무거워 코너 하나 바꾸기도 벅찼지만,
그럴 땐 손 닿는 곳 하나만 정리했어요.
책상 위에 물건 몇 개만 치우거나, 침대 위 쿠션 하나만 바꿔봤죠.
그리고 놀랍게도, 그렇게 사소한 행동 하나가 기분을 바꿔주었어요.
리디자인이란 건 결국 공간에 나를 다시 반영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의 내가 좋아하는 것, 나에게 필요한 것,
그리고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감각들이 무엇인지를
공간에 담아내는 일이었죠.
이 프로젝트가 끝난 뒤, 저는 전보다 훨씬 내 방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더 자주 앉고, 더 오래 머물게 되고,
하루의 시작과 끝이 편안해졌어요.
공간이 바뀐 만큼, 마음도 조금씩 정돈된 것 같아요.
‘하루 한 코너’라는 작은 계획이
제게는 아주 큰 변화로 다가왔습니다.
돈을 많이 들이거나 큰 공사를 하지 않아도,
조금씩 바꾸고, 조금씩 느끼는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공간과 내가 함께 새로워질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혹시 지금 방이 지루하거나, 어수선하거나, 나를 닮지 않은 느낌이 든다면
거창한 리모델링보다, 하루 한 코너 바꾸는 실험부터 시작해보세요.
그 작은 시작이 당신의 하루와 공간을 충분히 바꿔놓을 거예요.